난닝구를 도식화로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 소매의 시보리 골을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였는데
정말 오랜만에 블렌드 기능을 활용해서 자글자글한 세로주름을
노가다를 하지 않고 쉽게 그려 내었습니다.

화면 속에 그려진 새하얀 런닝셔츠를 보고 있으니 저절로
그 누구보다 낭만이라는 단어로 설명되었던 남자 국영이형이
떠올라 그의 영화 아비정전에서의 현란한 맘보댄스와 그 남국의
멜로디가 머릿 속에 자동재생이 되었습니다. 익숙한 1960년의 향수...
그런데 그 와중에 알렉산더 맥퀸이 난닝구를 입고 현란하게 가위질을
하는 2002년의 옷해체 퍼포먼스 The Bridegroom Stripped Bare가
생각났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남자에게 난닝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소매가 없음으로인해 자유로운 팔의 가동, 시원한 개방감과 몸에 착 달라붙는 부드러운
면의 촉감... 장국영 따거와 알렉산더 맥퀸 그리고 뭍 남성들에게 난닝구는
자유와 자신감의 동의어가 아닌가하는 생각에 다다렀습니다.
난닝구, 그것은 반항의 아이콘이자 chill guy의 잇템입니다.

다가오는 꽃피는 봄에 국영이형의 기일이 오면 난닝구 바람에
맘보댄스를 춰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국영이형이 사무치게 그리운 밤입니다.